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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인사말

존경하는 대한철학회 회원 여러분께.

안녕하십니까? 대한철학회 제56대 회장을 맡게 된 이명곤입니다.

반세기를 훌쩍 넘은 뿌리 깊은 「대한철학회」의 회장직을 맡게 되어 한편 영예로운 마음 금할 길 없지만, 다른 한편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게 됩니다. 데이터 인문학, IT 글쓰기 등의 말들이 보통명사가 되고 있는 시기에 인문학과 철학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고 그 정체성도 모호해지는 듯 보입니다. 인문학의 목적과 사명이 인간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학문이라면, 철학은 또한 그 기초를 굳건히 다지는 학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러한 철학의 사명에 뿌리가 되고 버팀목이 되고 있는 것이 또한 ‘철학회’일 것입니다. 2년 전에 대한철학회는 60주년을 맞이하여 전임 회장님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기념사업을 풍성히 열매 맺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목도 하면서 그동안 대한철학회의 많은 선•후배 회원님의 지속적인 철학에 대한 애정과 열의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그동안 수고해주신 모든 임원진과 회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하루가 멀다고 변화해가는 불확성의 시대, 탈-진실의 시대를 맞이하여 인문학과 철학은 더 큰 시련과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도처에서 철학의 쇠락과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철학인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이러한 위기의 시기에 그럼에도 굳건하게 철학인의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드리며, 특히 미래의 불확실성에 굴하지 않고 철학함에 매진하시는 학문 후속세대, 신진 연구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철학에는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는 어둠이 내릴 때 비로소 비상의 날개를 높이 펼친다’는 오랜 금언이 있습니다. 현시대의 어둠과 불확실성은 오히려 철학하는 이들에게 ‘위기가 곧 기회’라는 긍정의 마음을 이끌어내고, 현시대의 어둠을 타개하는 데서 철학적 지혜를 높이 발현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앞으로 대한철학회가 이러한 철학의 사명을 굳건히 하는데 씨앗이 되고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비록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이지만, 선배님들의 지도와 후배님들의 도움이 있다면, 학술대회를 통해 활발한 학문적 교류의 장을 만들고, 신진 연구자 및 석•박사 과정생들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며, 우수하고 훌륭한 학회지 발간에도 만전을 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 된 대한철학회가 위기 속의 한국 사회에서 학문과 국가, 사회의 발전에 작은 씨앗이 될 수 있도록 회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도움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회원 여러분 한분 한분의 마음 속 바람이 충만히 이루어지고, 흡족한 학문적 성취가 있으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25년 6월 4일
제56대 대한철학회장 이명곤 드림